아이디어톤 회고: 결과 대상

2026. 9. 12. 23:46·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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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도 1월(2026.01.28)에 나간 대회인데 정리 겸 지금 쓰게 되었다.

어떤 대회 였나?

이번에는 개발 대회는 아니고, 아이디어만 만드는 대회였다. 대회 장소가 좋기도 하고(더클래식 500 호텔이었다.), 평소 사업에 대해 생각도 있었기 때문에 아이디어 구축 단계를 경험해보고 싶어서 나가게 되었다.

총 3일 동안 진행되는 대회로, 개발보다는 IP와 사업화 정도가 중요 시 되는 대회였다. 대회 규모도 크고 건대생만 참여하는 것이 아닌 민간인(서울 시민)도 참여가 가능한 구조였다.

대회 일정

 

평가 방식과 주제

평가방식

 

 

주제

주제에는 내가 그나마 잘 이해하고 있는 AI가 있었다. 물론 AI를 기술적으로 녹여낼 수 있다는 부분만 장점이었고, 사업성은 평소에 생각하지 않아 막막했다. 그마저도 수익성만 생각하면 안 됐고, 서울시민기여도처럼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요소가 있으면서, 그 구조가 특허로 연계가 가능할 정도로 고도화가 되어야 했다. 어느 하나 빠지면 안 되는 주제를 생각해야 했다.

처음에 세운 목표

나는 팀원 3명과 같이 총 4명이서 대회를 나갔다. 첫날은 아이디어를 정하는 것을 목표로 계속해서 회의를 진행했다. 당연하게도 서로가 바라보는 관점이 달랐고, 선호하는 주제와 방향도 달랐다. 또한, 주제가 거의 전부인 대회다 보니 주제를 설득하고 조율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내가 아이디어를 정할 때 가장 중요했던 기준은 아래와 같다.

  • 기존에 문제가 있던 것은 알겠지만, 이 아이디어가 왜 지금 되나?
    • 특허와 참신성 관련이다. 주제는 참신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수요가 요즘 커진다던가, 방법론이 새로 나왔다던가 등등 그걸 풀어내고 이해시키는 방법이 참신해도 참신성이다. 나는 이 부분이 이 대회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물론 모든 아이디어가 중요한 부분이다.) 오래전부터 존재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면,  단순히 문제를 다시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과거에는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가 왜 지금은 해결 가능해졌는지, 기술, 시장, 수요 측면에서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봤다.
    • 또한 짧은 대회 특성상 누구도 생각 못할 아이디어를 생각하기란 너무 어려웠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가 될 것이라고 설득을 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시장도 확인해야 하고, 수요도 조사를 해야 하지만(직접 MVP만 만들어서 검증하든 통계자료를 확인하든),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일수록 참고할 기존 시장이나 사례가 적어, 3일 안에 수요와 사업성을 충분히 검증하고 심사위원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따라서 나는 아이디어를 생각할 때 기존에 어느 정도 확립되거나 알려진 도메인과 요즘에 갑자기 수요가 생기기 시작하는 영역과의 연결고리를 계속해서 생각했다. 더욱이 이런 대회의 심사를 맡는 사람이라면 매우 많은 아이디어를 봤을 것이다. 따라서, 왜 지금인지에 대한 정당성이 1순위였다. 사업계획서에서도 이 부분을 제일 먼저 얘기했다.
  • 이게 정말로 서울시민(나라)에게 기여할 수 있나?
    • 참신하고 수익성이 좋은 것은 상대적으로 쉬웠다. 하지만 그걸 공익과 연결하는 일은 더 어려웠다. 나는 아이디어의 출발점 자체가 반드시 공익 문제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대신 사업이 성장했을 때 시민에게 어떤 실질적인 편익을 제공하는지가 명확해야 한다고 봤다.
  • 이 아이디어에는 특허로 구체화할 수 있는 차별적인 작동 방식이 있는가?
    • 이건 특허가 될 수 있을지를 평가하는 대회 특성상 필수적이었다. 또한 요즘 같은 AI시대에 그냥 기존 도메인에 AI하나 붙이는 수준의 아이디어는 복잡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들더라도(한마디로 설명했을 때는 임팩트가 없더라도) 그 내부의 방식이 참신성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기준으로 나는 2가지 아이디어를 팀원에게 얘기했고 결국 내 아이디어 중 산책 + 광고 + AI인 주제가 선정되었다.

내가 맡은 역할

최종적으로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선정되면서 팀장을 맡게 됐다. 짧은 대회 특성상 아이디어의 구체적인 방향과 전체 그림을 팀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공유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아이디어의 핵심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던 내가 핵심 알고리즘 설계와 UI 기획을 주로 담당했다.

잘한 점

이번 대회에서 잘한 점은 새로운 문제를 찾거나 아예 세상에 없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기보다 기존의 문제를 왜 지금 풀어야 하는지 설득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아이디어를 자세히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조사 과정에서 산책이 최근 하나의 취미이자 생활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을 뉴스와 통계를 통해 발견했다. 또한 걷기 시간으로 사용하는 시간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했더니, 상당한 규모의 시간이 별다른 경제적 가치 창출 없이 사용되고 있다는 관점도 제시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산책 어플(캐시워크 등)이 하지 못한 새로운 방안을 AI와 약간의 알고리즘을 결합해 구체화했다. 완전히 새로운 행동을 만들어내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걷기라는 행동에 최근의 기술과 수요 변화를 연결한 것이다.

또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구체적인 동작 원리다.

컴공이 이런 아이디어톤과 같은 대회에서 제일 크게 실수하는 부분은 직접 간단한 서비스를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프로토타입이 강점으로 작용하는 대회도 많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개발 결과물보다 IP와 사업화 가능성을 중요하게 평가했고, 사용할 수 있는 시간도 매우 짧았다.

따라서 제한된 시간 안에서는 개발에 시간을 사용하는 것보다 아이디어의 동작 방식, 차별점, 시장성, 특허 가능성을 구체화하는 것이 대회의 성격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다른 팀의 발표들을 보며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평소 뉴스와 시장 이야기를 많이 접했던 것도 매우 도움이 되었다. 평소에는 단순히 어떤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이야기로 받아들였던 내용들이 이런 아이디어를 정해야 할 때에는 하나의 레퍼런스로 작동하게 되었다. 덕분에 아이디어를 정하는 초반 단계에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조사하기보다 알고 있던 사례와 시장의 흐름을 바탕으로 큰 틀을 빠르게 만들 수 있었다. 이후 필요한 통계와 자료는 별도로 조사하며 가설을 검증했다.

아쉬운 점

가장 크게 느낀 아쉬움은 팀장에게는 직접 일을 처리하는 시간만큼 팀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대회 자체가 짧았고 심지어 첫날을 주제 선정에 사용해서 사실상 하루 정도만에 수요조사, 시장 규모, 경쟁 업체, 시장성 등을 포함한 사업계획서를 완성해야 했다.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당시에는 긴 설명을 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체적인 그림을 충분히 공유한 뒤 역할을 나누기도 했지만, 필요한 일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역할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더 많이 진행했던 것 같다.

큰 그림을 짧은 설명만으로 이해한 팀원은 이후에도 잘 수행했다.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세부적인 방향을 다시 설명하거나 아예 분담을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조금 덜 하더라도 초반에는 시간을 충분히 들여 팀원 모두가 같은 그림을 보고 있는지 확인한 뒤 역할을 분배하는 것이 전체적인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에 효과적인 방법이었을 것 같다.

아이디어 자체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대회를 진행하면서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디어가 많이 구체화됐고, 실제 사업으로 이어가는 것도 고민했다.(대회 끝나고 몇 주간은 사업 계획서를 쓰며 예창패를 준비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제약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지금 나는 사업을 하는 것 보다 AI를 더 깊게 공부하고 연구하는데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밀고 가지 안 았다는 게 아쉬움이 남는다.

 

결과

 

결과적으로는 대상을 수상했다.

심사 이후에는 한 VC 대표님께서 이 아이디어를 외국인 관광 쪽과 결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조언도 해주셨다. 우리도 주제를 생각하며 관광과 엮어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상 보고서에는 담지 못했는데, 비슷한 방향의 피드백을 들으니, 시간이 조금만 있었다면 이 부분도 확장해서 넣어볼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마지막에 명함도 주고 가셨는데, 이런 적이 처음이라 신기했다. 단순히 대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을 넘어, 아이디어 자체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물론 이 아이디어를 살리지 않은 것이 정말 아쉽지만 기회가 된다면 이 아이디어를 검증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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